영화 ‘안시성’의 전투 장면 중 2005년도에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킹덤 오브 헤븐’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전투 장면만큼은 어떤 할리우드 사극 대작과 비교해도 그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다.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슬로우 모션과 패스트 모션이 적절히 결합된 액션 장면은 잭 스니더 감독의 영화 ‘300’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처음부터 큰 기대 없이 봐서 그런지 몰라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고전적이면서도 새로운 감각을 탑재한 Stylish한 영상을 한국에서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하다.(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영화 속 신녀 캐릭터도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고대 사회는 제정 일치 사회였고, 무속인의 사회적 지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국가적 중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제사장 또는 무속인의 의견을 구했다.양만춘이란 인물이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또 양만춘이란 이름이 사실인지조차 불분명하다.(『삼국사기』나 고대 중국의 역사자료에도 안시성의 성주로만 표기되어 있고, 양만춘이라는 이름은 조선 후기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이므로 많은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영화는 반드시 사실에 근거할 필요도 없다. 영화는 허구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역사적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영화 나름의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